불길
가끔 가슴속 깊은 곳에서 이글거리는 불꽃을 느낀다.
바짝 말라붙은 풀밭에 내지르는 불처럼
새하얀 종이를 들이대면 바로 화르르..글이 불길처럼 번질 것 같은 느낌.
내 안에서 무언가 잉태되고자 하는 그 꿈틀거림.
태동은 늘 긴 침묵속에서 입을 다물고 정적을 지키다가
이리도 불연듯 입술을 바짝 태운다.

아마도 한국에 가기 전부터 접하고 싶었던 체 게바라의 영향일까?
전사 그리스도는 내 가슴께에까지 불을 질렀나보다.
그의 책과,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어가고 자료를 찾고,
동면하던 마음께가 푸르르 몸서리를 쳤다.
문득 시간 속에서 잠들었던 심장이 불을 밝힌 것이다.

나는 지금 불길을 품고있다.
언제 어떤 형태로 화르르 쏟아낼지 알 수 없지만
오늘 밤은 그 전조로 바싹 마른 목을 쓰다듬는다.
by hosi | 2005/09/25 22:42 | tediousnes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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